공사비·견적·원가
공사 품질이 기대에 못 미쳐서 시공사를 중간에 바꾸기로 결정하는 경우, 실제로 더 힘든 쪽은 “교체”가 아니라 그다음의 “정산”입니다. 기존 시공사와 어디까지 공사비를 정산할지를 두고 다투는 과정이, 애초에 교체를 결심했던 이유보다 훨씬 오래, 훨씬 감정적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정산 분쟁이 길어지는 진짜 이유
다툼이 길어지는 근본 원인은 대부분 “공정률을 무엇으로 판단할 것인가”가 계약서에 명확히 정의돼 있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공사는 자신들이 투입한 인건비·자재비 기준으로 “이 정도는 진행했다”고 주장하고, 발주처는 눈에 보이는 완성도 기준으로 “이것밖에 안 끝났다”고 판단합니다. 둘 다 나름의 근거가 있다 보니, 제3자가 봐도 어느 쪽이 맞는지 바로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버립니다.
새 시공사가 투입되기 전에 해야 할 일
시공사를 교체하기로 했다면, 새 팀이 들어오기 전에 반드시 현재 상태를 독립적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실측 치수, 사용된 자재의 종류와 수량, 매립되어 안 보이는 배관·전기 공정의 사진까지 — 이 기록이 기존 시공사와의 정산에서 가장 중요한 근거 자료가 됩니다. 기록 없이 교체부터 진행하면, 새 시공사가 “이 부분은 다시 해야 한다”고 판단한 근거조차 기존 시공사에게 설명하기 어려워집니다.
시공사 교체 전, 분쟁을 줄이는 정산 절차
1. 교체를 결정한 즉시 제3자(설계사·감리 등) 입회 하에 현재 공정 상태를 실측·촬영합니다.
2. 사용된 자재의 종류·수량·단가를 기존 견적서와 대조해 기록으로 남깁니다.
3. 매립 공정(배관·전기)은 철거 전 반드시 사진으로 증빙을 확보합니다.
4. 정산 금액에 합의가 안 될 경우를 대비해 처음부터 중재·조정 절차를 계약서에 넣어둡니다.
처음부터 공정률 기준이 명확한 계약서로 시작하면, 이런 분쟁 자체를 막을 수 있습니다.
